2018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 - 강○규 ( 최우수상 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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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8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 - 강○규 ( 최우수상 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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까막눈 세상

 
2018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 - 강○규 ( 최우수상 )

까막눈 세상

 

늘 내 눈이 되어 주던

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은

글을 모르시는 어머니와 내게

모든 게 깜깜한 세상 같았다.

겨우 내 이름만 쓸 줄 알아

시집간 여동생에게만 의지하다가

초등학생 조카에게 한글을 가르쳐 달라고 하니

어른이 한글도 모르냐고 한다.

 

답답한 마음에 장애인학교에 입학을 하였지만

글자는커녕 버스번호도 읽을 줄 몰라

때로는 엉뚱한 버스를 타기도 하다가

결국 매일 두 시간씩 걸어 다니면서

1,2,3,4, ㄱ, ㄴ을 배우는데

도통 머리에 들어가지를 않아

스스로 머리를 쥐어박으며 읽고 읽고 또 읽고

 

그렇게 문해 공부를 시작한지 칠 년

야구장, 배구장 못 가는 곳이 없고

새로 들어온 친구에게 공부도 가르쳐주니

내가 선생님이 된 것 같기도 하다.

아직도 어려운 글자는 헷갈리지만

포기하지 않으면 까막눈 지적장애인에게도

환한 세상이 올 수 있다는 걸 알려

많은 장애인이 글을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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